리더와 참모의 관계
대개 기업이나 국가나 새 지도자가 권력을 잡으면 핵심 측근을 코드가 맞는 사람들로 물갈이를 합니다. 이때 리더와 참모는 어떤 관계여야 할까요?
군주와 참모가 궁합이 가장 잘 맞으려면 서로 정도를 넘어서지 않도록 견제하면서 믿음으로 아껴주는 사이가 되어야 한다.
역사의아침에서 펴낸 「8인8색 참모들의 리더십-조선의 킹메이커」에는 이에 대한 모범답안으로 찬란한 조선의 문화를 꽃피운 대왕 세종과 세종을 무려 18년간이나 보필하며 환상적인 콤비를 보인 황희 정승의 사례가 나옵니다.
사실 황희 정승은 왕위의 적자계승에 어긋난다며 충녕대군이 왕이 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했지요. 그러니 두 사람은 요즘말로 애당초 코드가 잘 맞지 않은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세종은 예순이 넘은 노구 황희를 너그러이 품었고, 황희는 충심으로 세종의 왼팔 또는 오른팔이 되어 국정을 운영했습니다. 세종은 아이디어가 넘쳐났고 완벽주의자였으며, 개혁자였지만, 황희는 세종의 의중을 파악하면서도 완급을 조율해 조정의 마찰을 줄였습니다. 반면 세종은 황희가 사위의 문제 등으로 허물을 짊어졌을 때에도 인재의 쓰임새를 중시해 허물을 덮어줌으로써 무한한 신뢰를 보냈지요.
모름지기 잘 되는 기업, 잘 되는 국가는 리더와 참모가 궁합이 잘 맞아야 합니다. 하지만 리더와 참모가 꼭 같은 성향의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코드가 맞는가, 안 맞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성군 세종과 황희정승처럼 그러한 관계를 위해 서로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가, 그것이 더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